서촌 골목 고요 속 드러난 홍건익가옥의 세월미
햇살이 부드럽게 번지던 초가을 오후, 종로 필운동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홍건익가옥을 찾았습니다. 한옥 지붕들이 이어진 사이로 담장 너머로 고즈넉한 기와지붕이 살짝 보였고, 그 순간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현대식 건물과 차량이 오가는 거리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져 있지만, 문을 들어서는 순간 과거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마당에 들어서자 은은한 나무 냄새와 잔디의 흙내가 섞여 들었고, 하늘빛이 처마 끝에 닿아 부드럽게 번졌습니다. 한 세기를 넘어 보존된 공간이 이렇게 조용히 도심 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1. 서촌 골목 속 조용한 진입로 홍건익가옥은 경복궁 서쪽, 필운동 주택가 안쪽 골목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합니다. 도중에 통인시장과 서촌의 오래된 상점들을 지나게 되는데, 기와와 간판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골목은 좁지만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담장 위로 능소화가 남은 잎을 드리운 채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가옥 앞에는 ‘국가유산 홍건익가옥’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목재 대문이 단정히 닫혀 있었습니다. 골목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담장 위에 부딪혀 소리를 냈고, 그 조용한 소리마저 이곳의 분위기와 어울렸습니다. 평일 오후라 사람의 발길이 적어 더욱 고요했습니다. 한강 전작읽기 오프모임_ 서촌 홍건익 가옥 오늘 한강 작가 전작읽기 모임의 마지막 오프라인 모임이 서촌의 홍건익 가옥에서 열렸습니다. 작년에 같은... blog.naver.com 2. 고택의 구조와 첫인상 대문을 지나면 ㄱ자 형태로 배치된 안채와 사랑채가 눈에 들어옵니다. 기와지붕 아래로 내려앉은 처마선이 유려했고, 마루 위로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아 있...